때때로(모든 군 만년필 남자가 그렇듯)군대 꿈을 꿀 수 있다.대부분의 명령권자로 갈망하는 꿈이 아니라 악덕 선임에 시달리는 꿈인데 이번에는 나를 매우 가난한 군의 한 후임이 나왔다.이 후임엔 잘 말하는 고문관이라고 부르는 녀석이지만 적응도 못하고 시키는 것도 없고 하지도 않아 아무도 안 건드리는 후임이다.그 한편, 성격만은 바로 예비 범죄자였다.이런 놈이 왜 군대 잘 다녀왔느냐고 생각했다.어쨌든 그런 꿈을 꾸고 난 옛날 이야기이지만, 군대는 물건을 훔치는 것이 꽤 많은데 바지까지 빼낸다.특히 지휘 체계상 완전히 다른 부대원들과 함께 생활하는 막사의 경우라면 더 심하지만 우리 부대가 바로 그런 방식이었다.기존 보급되어 있는 속옷은 재질도>로 늘기 어렵고, 땀도 흡수되지 않는다.사제 품을 사용해도 좋다는 생각만큼 틈을 먹고 속옷을 사서 볼까 하고 PX에 갔다.면과 폴리우레탄의 혼합 섬유로 만든 듯한 검은 속옷을 싸게 팔고 있었으므로 한번 사서 열어 보니 이상한 그물 팬티였다.한정판이었는지 내가 산 이래 PX에서 그 제품을 두번 다시 보지 못 했다.그래도 성능이 좋을 것이라고 잠시 놀리지 않도록 눈치를 보며 입고 다니지만 어느 날 저녁, 세탁 정리함에 넣어 두면 다음날로 사라졌다.세탁이 끝난 것도 아니고 세탁 비용이 듦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는지 알고 잠시 찾지 못 했다.그런데 부대에서 그 고문관 녀석이 그물 팬티를 입고 다닌다는 소문이 들렸다.레어 아이템(?)를 도둑맞은 것이 별로 화가 나지 않았지만 그 상황이 정말 재미 있고 입이 어려웠다.그러나 소유권을 주장하면 나도 비웃는 것이고, 돌려받더라도 남이 입던 바지는 입고 싶지는 않다.결국 제대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