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천문학자는

안 볼래

‘천문학자’와 ‘별’을 보고 ‘않는다’를 지나치면서 읽었다. 별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별에 관한 전문 서적이 아니라 에세이라서 붙여진 제목일까. 초반을 지나고 나서 타이틀을 재검토했다. 생각의 초점이 별에서 심채경 씨로 옮겨갔다.그런 사람이 좋았어 남들이 보기엔 저게 뭘까 하는 생각에 신나게 몰입하는 사람들.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 저것이 무엇일까에 몰두하는 저자는 저자를 좋아할 것이다. 나는 저게 저거야라고 말해주면 그제서야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다. 이런 내게도 저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을까. 아, 나를 위한 파티가 있다는 말을 들어도 곧 쓰러질 것 같은 사람은 나는 쟤가 뭐냐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고맙고 칭찬을 암시하는 침묵으로 듣는다. 괜찮다면 결혼식을 신부 없이 진행할 수 있는지 묻고 싶은 게 나야. 주목을 피해 「도대체 저것이 무엇일까」하는 순간과 그 이후의 과정이 나에게 있다고 해도, 눈에 띄지 않는 사람 그 때문에, 저자와 그런 사람을 멋있게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들의 연구는 깨끗한 논문이 되어 우리의 업적으로 탄생한다.학회에서 발표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기에 딱 좋은 질문 하나가 틀림없습니까?다. 그 순간 발표자의 머릿속에는 앞서 자신이 주장한 내용을 반박할 수 있는 온갖 희귀한 사례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천문학자들은 별을 보거나 알지도 못하는 온갖 희귀한 사례들을 기억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여기 또 있다. 나다.을의입장에서갑의질문에대답하고전화를끊자마자머릿속이바빠진다. 전화 통화는 이미 끝났고 갑은 내 의견을 토대로 결정을 내렸겠지만 갑은 생각지도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믿었던 을이 부들부들 떨며 책과 모니터를 헤집고 다니는 것을. 게다가 천문학자는 주워담을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워했기 때문에 부담이 클 것이다.약은 약사에게, 과학은 과학자에게, 그리고 탐험은 탐험가에게 맡깁시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고 행성을 보지만, 나는 지구에서만 발휘될 수 있어요. 묵묵히 지구에서 자신의 연구를 마치다.뭐든 다 나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박사가 되는 과정의 시작도 이와 비슷했을까. 대학에 20년 이상 거주한 이 분은 별과 행성을 보고 많은 것을 보아왔다. 우리를 위해 우주보다 더 먼 곳으로 나아간 심채경 씨를 알리는 저서다.한 가지 우주를 떠올리는 것은 창백한 푸른 점 말이다. 보이저호가 우주를 찍고 다시 돌아서 멀어져 가는 모습이 생생하다. 속으로 안녕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다시 안녕을 속삭이며 먼지 쌓인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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