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한국에만 있는 영리의료기관이 있나?
- 안녕하세요 – 이태규 뇌리신경과입니다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영리의료기관이 있는데 바로 우리 주변에 있는 건강검진센터입니다.
단독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고 대형병원,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는 곳도 많습니다.
이러한 건강검진센터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에만 있는 형태의 영리의료기관으로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일선 의료기관에 비해 혜택을 많이 받는 자유방임형입니다.
대체로 세트 메뉴식으로 당사자가 선택하는 패키지 검사이므로 불필요한 검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두통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기대하고 건강검진센터에서 머리 MRI를 포함한 많은 검진을 했지만 MRI 결과는 정상이고 진단은 모르니 다른 곳에서 진료를 보고 알아보라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적절한 치료 시기, 즉 골든 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 또는 직장 등 단체에서 유료 건강검진을 실시함으로써 암 등 심각해질 우려가 있는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일부 검진센터에서는 반대의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즉, 이런 곳에서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자가 발견되어도 센터에서는 진단에만 그치고 치료는 장기간 도외시함으로써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매우 우려되는 것입니다.
본인은 고지혈증이나 고혈압이 생기더라도 수년 동안 치료없이 방치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중요한 혈관(뇌, 심장, 경동맥 등)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오래 방치하면 할수록 뇌졸중 등의 합병증도 발생할 우려가 높습니다.
검진 결과를 문서로만 알려주니 설명을 제대로 듣지 않아 결과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무슨 종합검진이라고 물어봤는데 결과지를 보면 검사 항목이 간단하고 부실할 때도 많이 보입니다.
일부 건강진단센터에서는 무분별하게 실시되는 CT촬영이 논란이 되어왔지만 MRI와는 달리 CT는 방사선 노출을 피할 수 없습니다.
방사선 노출 정도는 촬영 부위, CT기기의 종류, 반복 촬영 횟수에 따라 결정되지만
심장혈관(관상동맥) 석회화를 보기 위한 CT는 특히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매년 장기간 시행할 경우 발암 위험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검진의 질적 문제도 논란이 되는데,
검진센터에서는 머리 MRI를 찍고 있다고 하는데, 화질이 나쁘거나 함부로 쉽게 촬영되어 판독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경동맥 초음파나 뇌혈류 검사 등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재차 같은 검사를 다른 곳에서 실시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그 피해는 당사자(피검사자)에게 맡깁니다.
정부는 만성질환자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무료 국가검진을 일정 연령 이상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반면에 이러한 유료 건강검진센터에서 치료 시기를 놓치는 만성질환의 심각한 현상 등에 대해 방치하는 모순이 있는 것 같습니다.
OECD국가 중 유일하게 있는 의료기관인 점은 다시 말해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형태의 영리의료기관이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값비싼 종합건강검진을 시용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점을 사전에 충분히 생각해 두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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