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자녀가 편도선 및 아데노이드 수술을 받았음을 써본 글입니다. 아이 수술을 준비하면서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많이 읽어봤는데 혹시 도움이 되는 분들이 있을까 해서 저희 아이 글도 써봅니다. 수술하시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아들이 엄마, 너무 어지러워서 기분이 안 좋다. ” 너무 안 자는 아이라 걱정돼서 일찍 자야 한다고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리고 그날은 우선 하루 푹 쉬어보자고 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이 되어도 증상이 별로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며 다음날 병원을 예약했다.
다음날 아침 우선 혈액검사가 가능한 나름대로 유명한 소아과를 찾았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하셔서 코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하셨다. 예상외로 진단명은 아데노이드 비대증이었다. 현재 숨구멍(?)이 거의 붙어 있는 아이라 아마 수면질이 안 좋아서 아침에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으니 바로 수술을 알아보라고.아이가 밤에 코골이가 심한 편이고 무호흡 증상도 가끔 있었는데 아마 그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많은 병원에서 항상 비염이 너무 심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엑스레이조차 처음 찍었다는 사실에 억울함이 너무 컸다.
주변에 물어봐도 보고 남편과 상의한 뒤 신촌 세브란스로 결정했다. 예약 후 가장 빠른 날 진료를 받고 수술도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날로 했다. 지방에서 올라가기 때문에 수술 전 검사는 진료한 날 모두 다녀왔다. 혈액검사, 심전도, X선 세 가지 검사였는데 생각보다 일찍 진행됐고 혈액검사는 아침식사를 하고 갔기 때문에 식사 후 4시간까지 기다렸다가 검사. 아데노이드 및 편도 제거 수술을 함께 하기로 결정하고 전신 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이었다.
입원 및 수술 전 준비사항 입원 3일 전부터 입원 전날까지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하고 음성 확인 문자가 필요하며 입원 당일 몇 시까지 어디로 오라고 연락을 주신다. 병동에서 바로 입원 수속을 할 수 있고 코로나19 검사를 한 보호자 1명만 병동에 함께 있을 수 있다. 입원 수속을 하면서 팔찌와 보호자 확인증을 주시는데 팔찌에 있는 바코드가 없으면 병동에 출입할 수 없어 그대로 3일째 계속하고 있었다. 우리가 배정받은 병실은 5인실. 2인실을 원했지만 짧은 입원 기간이라 5인실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작지만 개인 냉장고가 있어서 편했다. 편도 수술 후에는 찬물 가글, 얼음찜질을 계속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냉장고가 있다는 것이 매우 유용했지만 냉동실은 아무래도 성능이 떨어지므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제거술은 2박3일간 입원하게 되며 입원 당일 저녁식사까지 가능하다. 12시 이후 금식이다.아이는 첫 수술에서 일정이 잡혀 저녁 9시쯤 수액을 맞았다. 첫날은 조용히 혼자 좋아하는 걸 할 수 있어서 너무 편하고 좋대.(´;ω;`)
수술 당일 아침 7시 넘어서 수술실에서 침대를 가져오면 미성년자여서 보호자도 함께 수술 대기실까지 갈 수 있다.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고 해도 어쨌든 내 아이 일에는 걱정이 돼 눈물이 났다. 수술 대기실에서 긴장한 아들을 보고 모자를 너무 멋지게 씌워줬는데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쉽다고 엄마만 기억하자고 농담을 했는데 사실 제가 더 긴장한 상태.수술실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걱정하지 마”라며 엄마가 기다렸고 끝나면 데리러 가겠다며 “선생님들께도 잘 부탁드려요”라며 돌아보니 눈물이 쏟아졌다.
신촌세브란스는 수술대합실이 따로 없어 병실로 가서 기다리게 돼 있다. 수술실에 들어가면 이후에는 모두 문자메시지로 진행사항을 알려준다. 수술 후 목을 계속 식히기 위해 얼음주머니를 끼고 있는 것이 좋지만 건물 안에 있는 의료기관에 가면 살 수 있다. 아이가 나오면 바로 필요해서 미리 사서 병실에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 후 아이가 원하면 보호자가 회복실에 가서 함께 올라올 수 있지만 회복실에서 혼자 올라갈 수 있다며 병동으로 바로 올라왔다. 아이도 수술실이 무서웠을 텐데 엄마 없이도 이제 혼자 씩씩하게 하나씩 해낼 때가 된 것 같다.


수술 후 2시간은 금식하면서 자면 안 된다고 해 자꾸 졸는 아이를 재우지 않도록 영상도 보여주며 깨웠다. 점심 때 바로 식사(미음과 케란텀 요구르트)가 나왔지만 죽을 좋아하지 않아 미음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케란텀은 아직 먹기 힘들다며 요구르트만 하나 먹었다. 그래서 환자식도 저녁부터는 안 받기로. 그때부터 요구르트와 아이스크림, 카스테라를 사먹였다. 카스테라를 먹일 때는 차가운 우유에 충분히 담가 입에 넣으면 거의 씹지도 않을 정도로 해서 먹이는 것이 좋다.
마취가스를 빼야 하므로 병동을 걷는 것이 좋다고 한다. 회복실에서 진통제를 맞고 나온 탓인지 오후에는 별로 힘들지 않아 몇 바퀴나 돌아 가능하면 많이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수술 다음 날(퇴원일), 수술 다음 날 새벽에 깨어나 아프다고 많이 울며 괴로워했다. 간호사 선생님께 얘기해서 바로 진통제를 맞고 찬물 가글을 여러 번 할 수 있게 해줬다. 잘 때 불편할까 봐 풀어놓은 얼음주머니도 목에 다시 감아준다.아침 회진 때 퇴원해도 괜찮다는 교수 의견에 따라 퇴원 절차가 진행됐다. 퇴원 수속이라고 하면 병원비 수납과 가져온 짐 정리, 약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음 진료 예약이 끝이다. 약은 항생제와 해열진통제, 기침가라시럽, 비오플 등 4가지다.
퇴원 후 회복시간 다음 외래는 열흘 뒤로 결정됐다. 아이는 덩어리를 삼키기 어렵기 때문에 요구르트와 아이스크림 위주로 계속 먹었다. 무조건 플레인 요구르트와 투게더 같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주고 만약 출혈이 생겼을 때 혼란이 생기지 않기 위해 색소가 들어간 제품은 먹지 않았다. 죽을 먹을 수 있으면 초반에는 차갑게 식힌 뒤 완전히 갈아주고, 그렇지 않으면 미음이 가장 좋다. 그러나 짠 음식이나 맵거나 뜨거운 음식은 절대 금물. 자극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절대 주지 않았다. 편도 수술 후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우선 출혈이 있으면 물가글을 하고 응급실에 와야 한다며 계속 주의했다. 그다음에는 아이가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게 없는 것에 어떤 음식을 어떻게 줄까에 대한 고민.
어린이가 외래 전까지 먹은 음식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플레인 요구르트, 달걀물 같은 계란찜, 크림 수프, 찹쌀가루를 약간 넣은 호박죽, 우유와 카스테라 같은 음식. 무조건 차갑게 식혀줘, 빨대 사용은 절대 금지. 그리고 양치질은 앞니만 할 수 있고 양치질이나 가글 제품 사용은 안 된다.
열흘 뒤 외래 시 수술 부위는 많이 좋아졌고, 덩어리 음식을 먹어도 된다며 병원에 더 이상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래도 2주는 최대한 조심하고 견과류나 각진 멸치 같은 것은 한동안 먹지 않았다.
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회복 과정까지 생각했을 때 쉬운 수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조심하고 주의해야 할 것이 많지만 수술 후 아이는 확실히 편안하게 숨쉬고 아주 잘 자고 수술하는 것을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입원 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나 영상, 장난감 등을 준비해 주시면 병실에서 시간을 보낼 때 매우 기쁩니다.
- 수술 후 2주 정도는 찬물 가글과 얼음 주머니 사용을 계속하십시오. 통증완화 및 출혈예방에 좋습니다
- *음식은 딱딱해지지 않는 음식으로 최대한 채워주세요. 맵고 짜고 뜨거운 음식은 좋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