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방콕하면서 드라마 시리즈 한 편을 처음부터 봤어.
1982년 KBS에서 방영된 3부작 드라마 우동불. 청산리 전역 당시 북로군 정서사관연성소 연성대장이었던 철기 이범석(대한민국 초대 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쓴 동명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든 기록 드라마다.

철기 이범석 장군과 <규동>
요즘은 따뜻한 미소를 안고 동네 일주를 열심히 돌아다니는 사타라 아저씨가 주인공 철기로 분했다.(20년 뒤 야인시대 백야 김좌진의 아들 김두한 역을 맡은 것을 생각하면. 김자진 부하이거나 아들이거나… 김자진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철기 이범석으로 출연한 배우 김영철
사실 옛날부터 정말 보고 싶은 드라마였는데 워낙 오래된 드라마라 재시청 서비스도 안 되고 구할 방법이 없어 아쉬웠던 차였다. 그런데 최근 KBS 공식 유튜브 계정에 전편이 업로드돼 (!)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오래돼서 그런지 2부를 제외하고 1부, 3부는 오디오가 한쪽만 들리는 등의 문제가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화질 하나는 괜찮다는 것.
처음부터 느낀 점
40년 전 드라마지만 나름 웰메이드 작품이다. 어설픈 CG나 일부 고증에 어긋나는 부분(특히 무기나 지명)은 시대적 한계로 이해되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였다. 사실 전과 문제도 고증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지만 봉오동 전투·청산리 전역의 전과는 한국과 일본의 기록이 전혀 다르고 한국에서도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이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사실 이 드라마는 청산리 전역보다는 청산리 전역이 있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3부작이지만 3부 후반에 이르러 청산리 전역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전투 장면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당시 만주독립군의 상황이 잘 묘사된 것 같아 흥미롭다. 독립군이라고 다 용감하게 그려지는 것도 아니고 밀정 문제도 그려져 있고… 특히 악역인 구리하라 소령을 맡은 배우 김혜권의 연기가 매우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백야 김자진 장군 역을 맡은 고 문오장 선생님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는 <야인시대>에 나온 최동준 배우야말로 백야장군의 실제 모습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다고 생각했지만 <우동불>의 <문오장 버전 김자진>이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오래 전에 활동하다가 또 오래 전에 고인이 돼서 문어장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었는데요. 모닥불 덕분에 뇌리 속에 확실히 각인됐다.


백야 김자진 장군으로 등장한 고 문오장
이제는 원로 배우가 되거나 고인이 된 배우들의 옛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철기 역을 맡은 배우 김영철은 이때 20대였다.(하지만 지금과 같은) 그리고 단역이지만 역시 북로군 정서대원으로 배우 유동근이 등장하는데 역시 푸릇푸릇한 20대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실 기관총 중대장 최인걸로 분한 주현 선생님의 모습이 가장 흥미로웠다.
북로군 정서대원으로 등장한 배우 유동근과 기관총 중대장 최인걸로 등장한 배우 주현
사실 이 드라마는 청산리 전역보다는 청산리 전역이 있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3부작이지만 3부 후반에 이르러 청산리 전역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전투 장면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당시 만주독립군의 상황이 잘 묘사된 것 같아 흥미롭다. 독립군이라고 다 용감하게 그려지는 것도 아니고 밀정 문제도 그려져 있고… 특히 악역인 구리하라 소령을 맡은 배우 김혜권의 연기가 매우 인상 깊었다.
올해 청산리 전역 100주년을 맞아 리메이크됐어도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비록 청산리 100주년은 이미 지났지만…’전우’처럼 KBS에서 제대로 리메이크했으면 좋겠다. 철기 역을 맡은 배우 김영철씨가 리메이크작에서는 백야역을 해도 어울릴 것 같아…^^
▼ KBS 드라마 모닥불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