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태는 전 세계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보안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1시간 전 인공위성을 먼저 공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공위성과 같은 우주기술도 국가 핵심 인프라 못지않게 사이버 공격에 취약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Getty Images Bank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위성은 미 통신위 www.itworld.co.kr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태는 전 세계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보안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1시간 전 인공위성을 먼저 공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공위성과 같은 우주기술도 국가 핵심 인프라 못지않게 사이버 공격에 취약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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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위성은 미국 통신위성업체 비어샛(Viasat)이 운영하는 ‘KASAT’다. 이 공격이 러시아의 소행으로 판단되는 이유는 핵심 피해 지역이 우크라이나였기 때문이다. 비어샛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사용자 수천명과 유럽 전역의 많은 사용자가 통신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크라이나 및 서방 국가들은 해당 공격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휘통제 기반을 약화시키기 위한 공격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미국 국립기술표준원(NIST)이 주최한 ‘우주 사이버보안 심포지엄 III(Space Cybersecurity Symposium III)’에서는 우주보안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해양대기청 산하 우주상업국 국장인 리처드 달벨로는 우크라이나 침공 중 발생한 공격을 교훈 삼아 미국 정부도 민간 및 국제기구와 공조해 우주시스템에 필요한 보안기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 안보분석가 홀리 쇼록은 정보기관과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테러리즘, 이상기후 현상, 초국가적 조직범죄와 같은 다른 문제와 비교했을 때 우주시스템의 사이버 공격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주 시스템을 해킹하는 방식 쇼록에 따르면 우주 시스템은 지상, 우주, 링크로 분류할 수 있지만 세 요소 모두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 우주시스템은 사이버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 있어서인지 지금도 우주시스템에 가해지는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또 민간 기반의 우주기술은 사이버 위협에 영향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도 존재한다. 쇼록은 “우주산업 생태계가 크게 바뀌면서 정부 기관과 군대도 민간 우주 기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이버 위협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구성 요소 모두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지만 비어샛 공격을 보면 세 가지 중 보다 쉬운 공격 분야는 지상과 링크 부분이다. 쇼록은 우주에 있는 시스템은 마지막 공격 대상으로 선택된다고 밝혔다.
쇼록은 심포지엄에서 위성에 가해지는 사이버 공격의 중요한 특징으로 ‘파괴적인 파급효과(spillovereffects)’를 언급했다. 쇼록은 “어느 부분이 공격되든 우주 시스템에 대한 공격은 목표 시스템 이외의 부분까지 피해를 연쇄적으로 일으키기 때문에 시스템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 영향력 아래 우주 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업과 그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러한 파급효과는 공격 이후 수주, 길게는 수개월간 지속돼 관련 업체의 평판에 피해를 주고 우주 서비스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또한 공격 표적이 된 기업은 서비스 복구, 하드웨어 수리, 기타 공격 피해 완화를 위한 금전적 부담도 져야 한다.
실제로 비아삿 공격의 파급효과는 모로코까지 번졌고 그 피해는 한 달 이상 지속됐다. 쇼록은 5800개의 풍력 터빈에 대한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 기능을 잃은 한 독일 에너지 기업의 예를 들었다. 쇼록은 “사이버 공격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까지 풍력발전단지 193곳에서 발전기를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풍력발전 기업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데이터 모니터링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 변환기에 다른 사이버 공격이 가해질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쇼록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호 스푸핑(Spoofing) 및 재밍(Jamming)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사이버 공격을 가했다며 “GPS와 같은 글로벌항법위성시스템(NSS)은 스푸핑 방식으로 공격하는데 이는 쉽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범죄조직과 군에서 많이 선택하는 전술이다. 특히 러시아는 2017년부터 이 전술을 공공연히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도 시도하고 있다. 그 파급효과는 목표시스템뿐 아니라 외부 인프라와 비즈니스 활동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NSS 스푸핑 공격은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유럽연합 항공안전업계 보고에 따르면 공격 지역과 가까운 국가에서 이스라엘과 같은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GPS와 같은 신호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 기간 중 재밍과 스푸핑에 노출됐다.
쇼록은 “재밍 및 스푸핑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항공분야에 영향을 미쳐 일부 항공편은 일주일 내내 운항할 수 없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항공기가 중간에 발길을 돌려야 했고 안전하게 착륙하지 못한 항공기도 최소 1대 이상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재밍 공격은 우크라이나 민간기업에도 피해를 줬다. 쇼록은 우크라이나에서 위성통신을 제공하는 업체가 러시아의 재밍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의 경우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대표가 공개적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비어샛이 얻은 교훈 비어샛 공공시스템부문 부사장 겸 CTO인 필마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올해 발생한 공격에 대해 자세히 밝혔다. 마 씨는 지난해 연설 초대를 받았을 때는 예전처럼 가상의 사건을 인용해 연설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기업에서 일어난 사건을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은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그 사이 우리 회사가 직접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하면서 이번 발표에서는 실제 사건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마에 따르면 2월 24일 새벽 시간에 협력업체 기술인 스카이로직(Skylogic) 시스템에서 신호품질 저하가 발생했다고 한다. 마는 “많은 고객의 모뎀 및 이와 관련한 현지 장비에서 엄청난 양의 악성 트래픽이 네트워크로 밀려왔다. 비어샛과 스카이로직은 악성 트래픽을 네트워크에서 차단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모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마는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수천 개의 모뎀이 네트워크에서 사라졌고 이를 온라인으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못했다.이후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지상에서 네트워크 침입이 발생했고 누군가가 여러 설정을 조절하기 위해 위성 시스템의 접근 권한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마에 따르면 공격은 내부 네트워크를 따라 원활하게 이동했으며 이후 네트워크 관리 및 운영을 위한 특정 네트워크 세션까지 침입했다. 이때 많은 사용자 모뎀을 목표로 공격을 실행하고 플래시 메모리에 있는 핵심 데이터를 오버라이드해 모뎀이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없도록 했다.
비어샛 포렌식팀은 약 24시간 후 공격에 대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실시하고 네트워크 복원을 시작했다. 마는 이 사례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신속하게 네트워크를 복구해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더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배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