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 천재영화 ‘당신은 믿지 않지만’의 주연배우 최희서,

하이~ 안녕하세요.

한·일 관계가 얼어붙은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신은 믿지 않지만』(감독 이시이 유야)의 제작 과정은 의미심장하다. 일본 감독이 일본 자본으로 촬영한 일본 영화다.

주연은 일본 배우이지만 한국 배우도 비슷한 분량으로 출연한다. 촬영지는 모두 한국이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23월 서울과 강원도에서 촬영했다.

영화 ‘박열’에서 이제훈과 호흡을 맞추며 가네코 후미코의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해 대중에게 존재감을 알린 배우 최희서.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 영화 ‘충악에서 구해 주세요’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고, 이로 인해 4개 국어 능통자(일본어,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이자 연예계 최고의 ‘엄친딸’ 캐릭터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그런 명성을 감내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당신은 믿지 않지만>의 주연을 비롯해 할리우드 영화 오디션, 영화 연출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전진 중인 그녀와 <박열>의 인터뷰 이후 4년 만에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박열』인터뷰 이후 오랜만이다. 완성된 결과를 직접 본 소감과 작품 출연을 제안받고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묻고 싶다.

일본 감독인데 나에게 한국어 시나리오가 오자마자 검토했다. 번역본으로 왔는데, 이왕이면 진짜 일본어 번역본을 봐야 영화의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원문을 요청했다. 그리고 읽어보니 더 시적이고 섬세한 느낌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그 느낌이 달랐기 때문에 감독과 협의를 하게 되어, 영화 출연이 결정되었다.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을 진행하는 합작 영화이기 때문에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인 감독들의 독특한 시선이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재래시장, 국밥집, 소주 등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모습을 화면 속에 담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국적이나 언어가 다른 사람들끼리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덕분에 색다른 영화가 생긴 것 같아

-사실상 혼자 가족을 부양하는 맏딸 솔을 연기했다. -그래서 저를 희생하는 캐릭터인데 이런 서울 캐릭터를 어떻게 느끼셨나.

사실 나도 맏딸이다.(웃음) 그래서인지 큰딸의 부담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극중 솔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정이 있었다. 아이돌이었지만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무명의 우상이 됐다. 연기를 하면서 내 배우생활 경험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갔다.” 좀 더 과묵하고 어두운 모습을 연기해야 해서 재미있었지만, 노래 부르기가 너무 어려웠다.(웃음) 그래서 노래 특훈을 받았다. 감독이 노래 장면은 나중에 안 녹음한다고 해서 라이브로 부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웃음)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배우 이케마쓰 소스케, 오다기리 조와 함께 연기를 했다. 그들과 함께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듣고 싶다.

일본 배우들과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지만 일본 배우는 이렇다라고 얼른 정의하기는 어려웠다. 내가 경험했던 두 일본배우는 매우 훌륭한 마인드의 소유자였다. 카메라에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 있지만 상대 배우를 위해 단역을 자처할 만큼 도움이 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국 남매가 성묘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두 배우는 화면에 등장하지 않으니 쉬어도 된다. 그런데 그 장면에서 두 배우가 가만히 서서 지켜보는 역할을 한다고 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것도 3시간째 화장실도 못 가고 그냥 서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배우로서 깊이 참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보통 사람들이 합작 영화라고 하면 규모가 큰 영화를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순수한 생물의 묘미가 많다. 특히 극중 트랙을 탄 장면은 실제 트랙에서 촬영하는 것 같았다.

그 트럭은 실제로 타기도 했고 너무 흔들려 일부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트럭을 흔드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막상 트럭을 타고 강원도에서 촬영하니 너무 추웠어.(웃음) 우리는 추위 연기에 단련돼 있는데 일본은 영하의 날씨가 드물어서 일본 배우들이 작정하고 촬영에 임했어. 너무 추워도 참고 핫팩을 문지르며 열심히 촬영에 임했는데 일본 배우들이 촬영을 이겨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있었다. 다들 술을 못 마셔서 깡통 속에 보리차를 넣어서 마셔야 했다. 그래서 다들 아까워했어.(웃음) 오다기리 죠, 이케마츠 소스케 두 배우가 실제로 한국 맥주를 좋아해서 촬영이 끝난 뒤 함께 해변에 앉아 캔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미이케 다카시 같은 일본 감독들이 한국 영화, 드라마를 만들러 왔다. 이시이 유야 감독, 일본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느낀 감상을 묻고 싶다.

이시이 유야 감독은 3년 전부터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가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집중된 시기여서 이시이 유야 감독은 제작자인 박종범 감독과 우정이 두터웠고 친구의 나라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했었다. 한국이라는 특정 국가보다는 자신의 친구인 박정범의 나라이며 그의 고향인 강원도에서 찍고 싶다고 하셨다. 영화 찍는 과정에서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말이 참고가 됐다. 나는 봉 감독이 아카데미 수상에서 말한 1인치 자막을 넘어야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늘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 나는 그들을 일본인으로 정하지 않고 한 명의 배우이자 영화인으로 알고 작업했다.

그러고 보니 연예계 최고의 외국어 능력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데 영화에서 일본어 연기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고 영어도 가능한 한 못하게 하는 모습이 힘들어 보였다.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뭐였는지.

아까 말씀드렸듯이 노래 연기다(웃음). 그 밖에도 내가 맡은 설이라는 여자가 어떻게 살아가는 한국 여성인지를 결정해 이시이 유야 감독으로부터 컨펌을 받기가 어려웠다. 내가 생각하는 설우와 감독의 생각이 크게 달랐다. 그래도 그렇게 컨펌을 받고 나아가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해외 오디션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이전 인터뷰 내용으로 알았다. 도전할 계기와 이유가 있는지

(박장대소) 맞아 사실 몇 번이나 오디션을 보고 있다. 미국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그 노력 끝에 재작년 저예산 영화에 캐스팅됐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잠정 중단됐다가 다시 하려고 진행 중이다. 코로나에서 작품의 수는 줄었지만, 그렇다고 나는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었다. 내가 잘하는 것은, 글을 쓰고 연기하는 것 밖에 없어서, 글도 쓰고 오디션도 보았다. 특별히 진출하고 싶었다기보다는 연기하는 게 내 직업이고, 오디션 테이프를 찍어야 누군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조만간 완성된 작품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처음 연출에 도전한 와처의 단편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중 반딧불에서는 미혼모를 맡았다. 이 배역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반딧불」은 내가 3년 정도 쓴 시나리오였다. 당시 <빅 포레스트>, <그냥 악에서 구해 주세요>를 하였는데,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미혼모가 작품 속에서 겪는 스펙트럼이 좀 평면적으로 그려지는 게 부족해서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 사람들의 삶, 그리고 감정, 불안, 외로움을 표현하고 싶었고,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를 보고 참고해서 이 이야기를 완성했다. 기존의 내가 표현하고 싶은 설정에 자식과의 유대감을 담아 더 좋은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그냥 악으로 구해 주세요 때 함께 작업했던 박소이와 작업했는데 그때 두 번째만 찍었는데 소이와 절친한 사이가 돼 사랑에 빠졌다.(웃음) 이 사람의 재능을 더 찾아보고 싶었고 함께 작업하게 됐다.사실 연출만 했다면 경험이 정착됐을 텐데 연기까지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래서 감독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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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35)은 일본 감독 배우와 한국 배우의 가교 역할을 했다. 박열(2017)에서 보여준 일본어 실력 덕분이다. 감독이 쓴 시나리오의 뉘앙스를 최대한 살려 번역한 뒤 동료들에게 전달했고 배우들은 각자 어조에 맞춰 고쳤다. 감독이 꼭 표현하고 싶어 했던 대사는 어색해도 직역했다. 극중 김민재의 돈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 예를 들어 사랑과 같은이라는 대사가 있는 예다. 25일 TV에서 만난 최희섭은 이시이 감독의 시나리오는 일본어로 봐도 극적이고 문어체일 때가 많아 그 색깔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암으로 아내를 잃은 소설가 츠요시(이케마츠 소스케)와 어린 아들은 사업상 잘 된다는 형 오다기리 조를 찾아 서울에 도착한다. 그러나 형은 동업자에게 속아 무일푼이다. 형은 강원도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동행을 제안한다. 이들은 강원도로 가는 기차에서 한국인 삼형제를 만난다. 착하지만 현실적이지 못한 형 정우(김민재), 한때는 아이돌이었지만 지금은 소규모 행사가수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는 둘째 설(최희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막내 범(김예은)이다. 양국 가족들은 우연한 동행을 시작한다.

10년이 넘는 경력 동안 수많은 영화, 드라마, 연극에 출연하고 최근 단편(언프레임드에서 반딧불) 연출까지 한 최희서였지만 이번 영화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우선 현장에 촬영 분량을 확인하기 위한 모니터가 없었다.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를 눈으로 보고 괜찮다고 생각되면 오케이 사인을 냈다. 최희섭은 필름 시대의 촬영으로 돌아간 것 같다. 모니터에서 자가진단 없이 연기를 했더니 오랜만에 연극을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배우들의 성실성도 인상 깊었다. 일본에서 스타급인 두 배우는 스스럼없이 동료를 배려하고 팀 전체를 위해 연기했다. 자신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는데도 휴대전화기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현장을 지켰다. 일본 배우들에게 강원도가 추웠겠지만 손에 손난로를 든 채 한국 동료들을 응원했다. 최희섭은 경기 전 벤치에서 동료 선수들을 응원하는 느낌이었다. 이후 작품에서 연기하고 연출할 때도 그 모습이 기억난다고 회고했다.

영화는 오해하고 싸우고 미움도 결국은 같이 밥 먹는 가족의 의미를 탐구한다. 최희섭은 이시이 감독이 한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짬뽕순두부를, 숙소에서 프로듀서 박종범 감독과 냉동만두를 먹기도 했다. 식사를 함께 하는 ‘가족’은 국경을 넘어 펼쳐진다. 강 형제와 소울 3형제는 여러 번 식사를 한다. 엔딩도 식사 씬이다 메뉴가 특이하다 누구는 컵라면, 누구는 흰밥에 스팸, 누구는 불고기 전골 먹기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가끔 다른 사람의 주력 음식을 집어 먹기도 한다. 한 테이블에 놓을 수는 없지만 모두들 정말 맛있고 사이좋게 먹는다.

극중 정우는 약간 술에 취해 한국인과 일본인은 서로 미워하고 상종하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영화는 양국의 가족이 서로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대본 리딩을 하던 어느 날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사실이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1인치 자막의 벽을 넘어서면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영화를 만들고 개봉하는 건 그 나라의 관객을 만나러 가는 거예요. 외교적으로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문화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은 항상 교류를 바라고 있었습니다」10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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