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뒤지고 잠깐 다시 보려고 플레이 버튼을 누른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끝까지 또 보고 말았어요. 사실 이 영화는 영화관 금액을 받아도 아깝지 않은 명작이죠 실화라서 더 잔혹하게 느껴진 작품이기도 해요. 그동안 수많은 전쟁영화를 봐왔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처럼 처절하게, 사실적으로, 그리고 생생하게 그린 감독은 사실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위에 올린 포스터는 2019년 국내 재개봉에 맞춰 다시 나온 포스터입니다. 영화 속 그 소녀, 정말 너무 아쉬웠어요. 화면 속으로 들어가서 빨리 그 참상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잔치였던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 ‘라이언 일병 구출’이 실감나는 전쟁 장면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면, 이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처절하면서도 전쟁 속에서 더욱 악랄해지는 인간의 추악한 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티’, ‘컬러퍼플’ 등의 영화를 거치며 줄곧 오스카 트로피를 노렸지만 그때마다 실패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 영화로 단단히 한을 풀었습니다. 1994년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미술상, 편집상,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그해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쥬라기 공원’이 음향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것이었습니다. 1994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스필버그 감독의 잔치였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배우 리암니슨: 오스카 쉰들러 역의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 역의 배우 리암니슨입니다. 이 영화가 발표되었을 당시에는 낯선 배우였습니다. 단역을 전전하다 이 영화 ‘쉰들러의 리스트’를 통해 일약 스타 배우로 떠오릅니다. 지금은 딸만 찾아다니는 아빠 이미지로 아쉬움이 많은 배우이긴 합니다. 어쨌든 위에 올린 스틸은 초반에 등장하는 다소 치사하면서도 전형적인 비즈니스맨의 모습입니다. 잘 차려입은 모습이 예쁘고 멋진 배우입니다. 이 작품도 나온 지 거의 30년이 됐고 요즘은 든든한 아빠 역할로 주로 등장하는데 그래도 아직 강인한 모습은 여전하죠.
유대인을 구하기로 결심할 때까지 오스카 쉰들러는 이곳저곳 파티에 드나들며 나치 군인들을 인수하고 뛰어난 실력의 회계사인 이작 스탠(벤 킹슬리)을 만나 사업에서도 힘을 실어 나갑니다. 술을 좋아하고 여자를 좋아하는 그와는 달리 이 고지식한 회계사는 사장이 건배하자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유대인들을 한 곳으로 몰아가는 독일군이 그들을 무참히 학살하는 모습을 봅니다. 든든한 파트너 이작으로 인해 조금씩 유대인들에게 마음을 열던 그에게 이 대학살의 모습은 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마치 권총 성능이라도 검사하듯 여러 명의 유대인을 일으켜 총을 쏘고 대여섯 명을 한꺼번에 쓰러뜨린 장면은 아무리 영화에서도 좀처럼 잊을 수 없는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오스카는 그 참상의 한가운데서 분홍색 코트를 입고 혼자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소녀를 봅니다. 이런 참상을 견디기에는 너무 어린 그 소녀는 독일군의 총을 피해 한 집 침대 밑에 몸을 숨깁니다. 그 불쌍한 소녀를 오스카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요.
배우 랄프 파인스: 아몬 게트 역이 모든 참상을 계획했던 아몬 게트 소령입니다. 배우 랄프 파인스가 연기했습니다. 이 영화 ‘쉰들러의 리스트’에서 그는 정말 신묘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아카데미 회원들도 그를 인정해 남우조연상 후보로 올리고 있습니다. 앞사람에게 감기 걸리기 싫을 정도로 신사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는데, 그런 젠틀한 모습도 잠시뿐이고 심심할 때마다 자신이 관리하는 수용소의 유대인들을 향해 총을 발사하며 사격 연습을 하거나 닭을 훔친 범인이 나올 때까지 멋대로 유대인 줄을 서서 무참히 죽인 그입니다. 결국 그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전범으로 교수형을 받습니다. 정말 극악무도한 악역이었고 웬만한 배우들도 선뜻 맡기지 못하는 캐릭터였을 겁니다. 배우 랄프 파인스 또한 이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통해 투보잡 배우에서 일약 스타 배우로 떠오르게 됩니다.
또 한 명 구하지 못한 자책과 회한의 오스카 쉰들러는 모두 1100명의 유대인을 구했습니다. 인생의 파트너이자 회계사였던 이사크 스탠과 함께 목록을 작성했습니다. 목록을 모두 작성하고 목록 속의 유대인들을 모두 끌어내 자신의 고향으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독일군이 그렇게 쉽게 그들을 놓아줄 수는 없었어요. 목록 속의 여성 유대인들이 모두 아우슈비츠로 끌려가면 막대한 사비를 들여 다시 데려오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전쟁이 끝나면 오스카는 어쨌든 나치 당원이었기 때문에 도망자 신세가 됩니다. 1100명의 유대인은 자신들을 도와준 그를 위해 모든 사람이 빠짐없이 서명하고 그가 쉽게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가기 직전 그는 이 작품을 붙잡고 절규합니다. 이제 혼자서도 살릴 수 있었는데 안 됐다면서요.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 주의 영화 ‘쉰들러의 리스트’는 상당히 사실적이고 제작이 완벽한 반면 머리에 총을 맞은 유대인의 시체에서 피가 솟아오르거나 음악이 흐르는 수용소 안에서 벌거벗은 남녀 유대인이 신체검사를 하는 장면, 이미 묻혀 있는 유대인의 시체를 파헤쳐 소각하는 장면 등 흠칫거리게 만드는 장면이 꽤 많습니다. 리얼한 촬영을 인정한 아카데미 회원들도 이 영화에 촬영상을 아낌없이 주었습니다. 영화를 본 후에도 귓전을 맴도는 애틋한 음악도 이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주요 관람 포인트입니다.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그의 웬만한 작품보다 흥행 성과는 부진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북미 1억달러에 가까운 흥행 수익을 냈다는) 흥행보다 갈망했던 작품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도 이 작품은 정말 아끼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단순한 흥행작만 만드는 감독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그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었습니다. 그 후 그의 작품은 발표되자마자 스크린으로 관람했습니다. 엉뚱한 포스팅이긴 했어요.다만 넷플릭스 아이디를 가지고 계신 분 중에 못 보신 분이 계시다면 이 영화 쉰들러리스트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