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8 ~ 6.19
어느 금요일 오후 주목해 둔 빵집에 들렸다가 나오다가 서점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주변은 모두 음식점, 술집인데 서점이 있었던 게 신기하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도 보여 더 심했던 것 같다. 서점에서 이 책, 그 책을 보다가 네이처가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 과학자로 주목한 천문학자라는 표지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 다른 책은 몰라도 왠지 이 책은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그리고 얼마 후 합정에 새로 생긴 카페 곰마를 찾았다. 책도 많고 공부하기 좋을 것 같은 분위기여서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지만 책을 보다보니 이 책이 또 보였다. 그렇게 망설임 없이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한다.
한국에 행성 과학자가 적다는 것도, 아니 있다는 사실도 새로웠고 고등학교 때 지구과학 선생님도 생각나고.지금 읽고 있는 코스모스도 생각나고. 코스모스에서 다소 어렵게 느껴졌던 게 작가 말로는 좀 더 쉽고 친근한 느낌도 들고.중고교 시절 과학시간에 달의 모양을 배울 때 열심히 순서를 외웠는데 그것은 북반구 전용이라고 한다. 적도나 남반구에서는 달의 위상이 바뀐다고 하지만, 당연하게도 왠지 모르게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외웠지만 내가 남반구에 산다면 쓸모없는 것을 배우지 않았을까? 다행히 나는 여전히 북반구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데 너무 속상해해야 하나.
40쪽-우리가 은하단이니까 말할 때 쓰는 ‘우주’는 ‘유니버스’다. 유니버스는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 그 자체로서의 우주다. 코스모스는 질서와 조화 측면에서 바라보는 우주다. 빅뱅 이론처럼 우주가 어떻게 생겨나고 진화했는지를 알아보는 분야를 ‘우주론 cosmology’라고 한다. 스페이스는 키보드와 다름없이 공간으로서의 우주다.
84쪽 – 우주생명을 말하는 도중 지구생명에 대한 진화론의 역사를 살펴보고 캄브리아기 대폭발을 논하며 세포핵 속 DNA인 뉴클레오티드까지 들어가 목성 대기로 쏙 빠져 나간다.작가가 말하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단순한 우주에 관한 책이 아니라 우주와 지구의 역사, 생명의 탄생과 진화론까지 논하는 작가의 표현에 격렬하게 공감한 글.
108쪽-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문화에 적응해 나가듯, ‘직장맘’들이 ‘자녀는?’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과 함께 직장생활을 잘하려고 노력하듯이 그들도 여성들, ‘직장맘’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270쪽 – 무엇이든 되려면 무엇이든 해야 하고, 무엇이든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인생은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천문학자가 쓴 책이라 천문학에 대해, 우주나 별자리에 대한 책인가 싶기도 했지만 직업이 천문학자 중 한 명이고 직장맘이 쓴 에세이의 느낌이다. 저도 곧 워킹맘을 앞두고 있어서 공감하거나 작가가 언급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책에 대한 묘사에 격한 공감을 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요즘은 원래 직업이 작가가 아니더라도 내 일과 일상 이야기를 담은 책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이런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