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by. 심채경 출판사 : 문학동네 / 독서매체 : 종이책 / 읽은 날 : 2021.03.13-03.15 / 별점 : ★★★★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올려다보기를 꺼리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그렇다. 별의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좋고, 때때로 과학관과 천문대로 가서 보는 것이 즐겁고, 별에 관한 이야기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 그러나 마침.그 정도. 그런 나와는 거리가 먼 천문학자로서, 그래도 내 곁에 존재하는 것을 느끼는 생활인으로서의 과학자의 삶을 유려한 문장으로 기록한 책,#심치에교은 작가님의#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를 읽었다.
호프쟈롱의<랩을>을 읽고 그의 인생과 과학과 식물을 위한 우아한 시선, 그 시선을 듬뿍 담은 따뜻하고 위트 있는 문장에 어긋났지만 이 책을 읽고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인생과 별과 우주와, 무엇보다 본인의 일을 위한 같은 주제는 아니더라도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동료 연구자들, 심치에교은님의 뒤를 따르며 걸어 보려는 후배들을 위한 전통적이고 상냥한 마음이 가득한 책이었다.
교양 과목으로 ‘우주의 이해’수업을 진행 하는 에피소드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대학에 다시 가서 직접 수강하고 싶을 만큼. 블랙 박스에 찍힌 UFO’ 같은 ‘것 때문에 방송의 인터뷰를 한 것,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박사를 향한 응원의 마음, 관측소에서의 에피소드, 그리고 네이처에서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오는 반세기 동안 과학에 기여하는 여러 나라의 젊은 달 과학자들에 대한 인터뷰에 추천을 받은 것 등 잘 알려 지지 않는 ‘천문학자’로서의 생활의 단면을 마주 할 수 있었으며, 한자와 소설, 국가 행사 등에서 천문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매우 즐겁게 읽었다.
보이저 1호가 목표한 모든 천체를 방문한 뒤, 정처 없는 길을 나서기 전에 고개를 돌리고 지구를 바라본 때에 찍혔다는 창백한 푸른 죠무이야키는 최근 트위터에 읽은 호불디프피ー루도 이야기와 함께 우주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낭만과 서정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 모두가 반대하도록 설득 끝에 하는 사람들. 아무것도 없는 곳을 향해서 망원경을 들이대며 고개를 180도 돌려서 뒤를 볼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들. 어디로 갈지 모르는 우주선에 골든 레코드를 남기고 미지와의 조우를 꿈꾸는 사람들. 우주 미아가 되어 버린, 40여년 전에 쏘아 보낸 탐사선의 답변을 기다리고 온 사람들.”사람이 보기엔 그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싶은 것을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다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없이 힘든 명예와 부가 따르는 것 없이 텔레비전과 휴대 전화처럼 보편적 삶을 바꾸는 영향력을 가진 것도 아닌 그런 것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 수백년 걸리는 곳에 한없이 전파를 흘리고 온 우주에, 하고”우리만?”을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께.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에, 자연스럽게,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p.13)라는 작가님처럼, 도쿄까지는 아니더라도 무한한 응원과 관심을 보내고 싶다.
작가님이 좋아한다는 메이비의 ‘알레타 프롬 에이벨 1689’ 들으면서 퇴근하자 아니, 문학동네에서 올려주신 심채경 작가님의 플레이리스트를 플레이하고 싶다 오늘은 자기 전에 밤하늘을 좀 올려다 봐야겠어요. #문학거리 #별숲밑줄 #2021 별숲책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