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는 2탄 (2개월 전에 수술하고 지금 컨디션 회복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정보 공유 차원에서 쓰는 이야기입니다) 읽는 분들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1탄은 갑상선 초음파, 세침 검사였죠.갑상선 초음파, 세침 검사까지… 그런데도 제가 7월 입원 소식은 블로그에 살짝 털어놓고… blog.naver.com
갑상선 세침 검사 후 1주일 동안… 결과를 보러 가는 날이 왔습니다
2시 50분 예약으로 갔는데 의사가 모니터를 살짝 제 쪽으로 돌려놓습니다뭔가 예감이 안 좋아한 개의 물집과 두 개의 결절, 이렇게 세 개를 검사했더니 가장 작은 것(초음파로 석회질 점이 보인다고 한다) 암소견이 있더군요.그 말을 듣고도 너무 담담하게 앉아 있길래 예상했냐고 묻더라고요.보통이런통보는보호자데려오세요.라고해야되지않을까요.(드라마를 많이 봤다)
예상한 바는 아니지만, 아니기를 바랐지만 그래도 형태가 조금만 이상했다면 대부분 암이었다는 얘기를 검색을 통해 너무 많이 본 탓일까.별 생각이 없었어요.그리고 제가 약간 이런 상황이 되면 저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도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심지어 남들이 동정하거나 그런 거 싫어해서 그 자리에서 통곡하거나 밖에 나가서 울어서 남들이 보는 게 싫기도 했어요.아무튼 계속 참고 있으니까(이럴 땐 마스크가 고마웠어요. (얼굴을 가릴 수 있어서) 의사가 위로해 줘요.
그리고 수술은 어디서 하냐고 하시네요 수술 여부가 아니라 어디서 하냐고 물어보셔서 수술은 해야 할 것 같아요좀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일단 수술하는 선생님의 예약을 잡아 두고, 그 사이에 다른 병원에서 수술하기로 결정하면 예약을 취소하고 진료 기록을 받으러 오세요.동산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되면 제 주치의가 되시는 교수님은 화금만으로 진료를 하시는데 예약도 다음주로 해 주시네요.(빠르게)
진단을 받았더니 중증등록신청(산정특례)을 하고 가라고 하더군요.그게 뭐죠? 중증등록, 산정특례란? 어떤 혜택이 있는지?진료비 본인 부담이 높은 암 등 중증 질환자나 희귀 중증 난치병 환자의 의료비 본인 부담금 등의 혜택을 주는 제도라고 하네요.암의 특례 기간이 등록한 날로부터 5년. 외래 또는 입원 진료 시 요양급여 비용 총액의 5%만 본인 부담하면 된다고 합니다.(희귀난치성 질환자의 경우는 10%)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청하면 된다고 하는데 바로 서명하고 가래요.따로 신청할 필요 없이 병원에서 바로 처리해 주기 때문에 편하네요.”중증”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니 조금은 병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더군요. (나중에 치과 진료를 받으러 가도 그게 나오는지 중증 등록이 되어 있는데… 라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꼬리표처럼 붙여야 되는군요) 진단하신 암과 관련된 외래진료와 입원만 5% 부담하고 다른 진료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비용을 지불합니다.중증 등록을 하게 되면 그 후부터는 병원비가 확 줄어듭니다. 처음 세침검사 때 40만원이 넘게 나와 깜짝 놀랐지만 이후에는 병원비가 너무 적어 놀란다.
암 중에서도 가장 착한 암이라고 불리는 갑상샘암. 그래서 어쩌면 충격이 적었을지도 모르겠네요.(모두 갑상샘암이 암도 아니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 알고 보니 의외로 수술한 사람이 많더라고요.그래도 당사자가 되고 보니 깁니가 좋지 않네요.집까지 오는 길은 다시 꾹꾹 눌러 참을 시간이에요.길을 걸어가면서 마스크 쓰고 질질 달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꾹 참고 걸어왔어요집에 돌아와 곧장 안방으로 가 침대에 누워 잠시 눈물을 흘렸어요.
그런데 이럴 줄 모르고 갑상선 검사를 받으러 간다고 소문이 여기저기 퍼지면서 다들 “뭐 괜찮죠”라며 물어왔습니다.덕분에 슬픔에 빠질 시간이 없었어요.(모두 듣고 정보도 알려주고…)
다시 검색을 시작합니다.연이은 검색에 잠이 안 와서 거의 다 외울 뻔했어
아무리 착한 암이라도 수술은 수술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찾으면 찾을수록 점점 무서워집니다.우선 갑상선암 수술은 갑상선의 위치 때문에 목에 상처가 남는다는 것이 가장 신경이 쓰였습니다.
평소 얼굴에 로션 하나 바르는 것도 서툰데 미세한 흉터 관리까지 할 자신도 없고.캐롤로이드 피부인지 BCG 주사 자국도 어깨에 강낭콩만큼 크고 제왕절개 자국도 오랫동안 지렁이 한 마리 기듯이 남아 있어 피하고 싶었습니다.
갑상샘암 수술, 어디가 잘하는가?에서 검색을대충 대구 분들이 세브란스병원 칠곡경대병원 동산병원에서 진찰을 많이 받으시는 것 같던데요.세브란스병원이 갑상선암 수술로 유명한 것 같은데 일단 저희 집에서 기차역까지 너무 멀어서 직장 다니면서 서울 왔다갔다하기도 힘들 것 같고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더 멀리 다니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서 세브란스병원은 선택지에서 제외합니다.경북대 칠곡병원에도 유명한 교수님이 계신다는데 거기도 일단 같은 대구인데 거리가 너무 멀어서 좀 망설여집니다.
병원을 자주 가야할 것 같으니 가까우면 좋겠다는 생각과 동산병원에 구강로봇수술하는 교수님이 계시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쉽게 동산병원에서 결심을 굳혔어요. 여러번 가는동안 친절하고 예쁘다는 느낌을 받아서 병원에 대한 인상도 좋았습니다.
갑상선암 수술,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절개수술 vs 로봇수술→갑상샘암 수술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절개수술 외에 로봇수술과 내시경수술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뒷산 병원에서는 절개 수술과 구강 로봇 수술을 실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로봇수술이 많이 알려진 수술이 아니라 절개가 더 좋은가 싶기도 했지만 담당 교수님에 대한 평가(?)가 워낙 좋아서 저 혼자 로봇수술로 마음을 굳혀버립니다. 사실 수술법 때문에 포스팅하기로 결정했는데.. (그렇게까지 스토리가 길지 않네요.) 수술 받으신 분들의 리뷰를 보고 몇 번을 봐도 둘 중 하나만 경험하니까 선택은 어차피 자기네의 스토리가 너무 길지 않네요.
자, 이제 마음을 다잡을 차례입니다.불행한 가운데 집이 병세권이라는 것도 위안이 되고 로봇수술의 권위자가 있다는 것도 얼마나 운이 좋은지.
역시 감사한 일이에요.
우울해지면 한없이 우울해지는 것이지만 또 감사하자고 하면 감사할 것 투성이에요.사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다 잘 될 거야.
다음 편 이어집니다.의외로 스토리가 많네요
- 혹시 몇 달 전 저처럼 고민이 많으신 분이 계시다면 편하게 들어주세요 라고 댓글은 열어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