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양도(현장 그대로의 화산박물관)

오늘도 여전히 파도는 높다. 8시경 만약을 위해 한림항 나루대기실에 전화를 걸어 비양도에 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한다. 바로 준비한 뒤 202번 버스를 타고 한수리에서 내려 한림항에 도착하면 9시 8분 전이다. 곧바로 수속을 밟아 배를 탔다.(어른 왕복 1명, 9,000원) 섬에서 돌아오는 시간은 12시 15분으로 정했다.승선해 2층에 안착한 어제는 파도 때문에 비양도행 여객선이 결항됐다. 그래서인지 승객이 꽤 많은 편이다. 배가 항구를 나서자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포도 잠시 선창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주변 경치에 잠겼다. 약 5km 거리에 있는 비양도까지는 15분 정도 걸려 선착장에 도착했다.

비양도 운항 시간표

한림항에서 본 비양도

2000년호를 타다.

배에서 내려 비양도 둘레길을 걸었다.섬을 일주하는 동안 바람은 계속 불고 파도도 일었다. 어떤 곳에서는 파도가 길까지 올라와서 깜짝 놀랐다.비양도는 제주도에서 가장 최근에 형성된 화산섬이라고 한다. 화산과 관련된 화산탄, 코끼리 바위, 호니트, 파랑 연못 등을 볼 수 있다.비양도는 화산에 대한 모든 실물을 그대로 즉석에서 볼 수 있는 살아있는 화산 박물관이다.

호니트란 용암이 흐르던 중 식물이나 물기를 머금은 퇴적물을 덮치면 그 안의 수분이 끓어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굴뚝형 용암석을 말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아기업은 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길을 걷다 보면 넓은 연못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넓은 습지’이다. 바닷물이 스며들어 만들어진 습지라고 하는데, 조석 현상과 반대로 밀물에는 수위가 줄어들고 썰물에는 오히려 수위가 높아진다고 한다.큰 섬과는 색다른 사랑스러운 경치에 반해 발걸음이 느려졌다. (50분 소요)

비양도 둘레길

비양도 주변의 화산탄

파도에 바닷물이 길까지 올라갔다.

코끼리 바위

비양도 둘레길

호니토(아기를 업은 바위)

헐렁헐렁한 습지다.

지금은 폐교된 분교를 뒤로 하고 산길로 접어들었다. 돌담이 길 양쪽에 설치되어 있어 정말 깨끗한 길이다. 낮은 경사길을 조금 오르면 길가의 나무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다. 어떤 꽃인지 궁금하던 중 산에서 내려온 일행 한 명이 ‘협 다케시마’이라고 알려준다. 참으로 고마운 분이다.조금 더 걸어서 계단을 오르면 평지가 나오고, 다시 계단을 오르면 산죽이 만들어 준 터널을 지난다. 터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으니 사진으로 담아본다. 그리고 낮은 비탈면을 따라 올라가면 비양도 정상에 있는 등대에 도착한다. 이 등대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경치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제주 본도의 한라산 정상도 보이고 한림항 주변 해안도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 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바로 남색 바다다. 또 분화구로 추정되는 장소도 내려다봤다.이제 저희 부부만 남아 사진을 찍고 있는데 마침 여기를 관리하는 분이 올라와서 사진까지 찍어주시다니 더없이 고마웠다.아까 올라왔던 길을 돌아보고 하산했다.(소요시간은 약 50분)

식당에 들러 보말죽과 보말칼국수로 이른 점심을 먹었다.아직 배 시간(12시 15분)까지는 시간이 넉넉해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출항 시간을 기다렸다.

한림초등학교 비양분교 지금은 휴교상태

비양봉으로 가는 길

협죽도 나무에 꽃이 피었다.

비양봉에 오르는 계단길

비양봉으로 오르는 길, 대나무 숲이 터널을 만들어 주었다.

비양봉에 있는 등대

등대 앞에서 사진을 한 장 남기다

등대에서 바라본 한림항 부근

올레길 15번 코스를 걸어 다시 한림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2번 버스를 타고 한담마을에서 내렸다. 한담마을에 있는 ‘애월카페거리’를 통과해 올레길 15번 코스로 접어들었다. 그저께 봤던 장항철의 생가를 다시 둘러봤다. 바람이 앞에서 불어오기 때문에 쓰고 있는 모자가 날아가려고 한다. 끈 달린 모자를 쓴 것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길가에는 선인장이 나란히 자라고 있으며 이름도 생소한 ‘검은 소금물밭’도 지난다. 잘 모르겠지만 바닷물을 이용하여 소금을 만든 곳인 것 같다.또 이 길에서 인상 깊은 곳은 애월환해장성이다. 바다에서 쳐들어오는 적(왜구 등)을 방어하기 위해 해안에 쌓은 석성이다. 그 길이가 상당히 길고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도 있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부터 돌로 쌓았다고 한다.이 ‘애월환해장성’을 지나면 애월포구가 가까워진다. 30분 남짓 걸었더니 쉬고 싶어진다. 근처 카페에 들러 감귤차를 시켜 먹으며 피로를 풀었다.애월포구를 지나자 익숙한 도로가 나왔다. 그저께 한번 와본 참이다. 이렇게 바다를 벗삼아 약 30분을 걷다 보면 어느덧 목적지인 고내포구에 도착했다.보고 또 봐도 바다는 역시 좋은 곳이야.

제주 선인장

엉큼한 소금물밭

애월환해장성의 모습

해녀와 어부들이 해상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곳, 해신당

애월포구

한라산을 바라보며 걷다. 오늘 목적지 고내포구에 곧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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