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탐사 이야기 – 김현옥, 처음 읽는 인공위성

저자는 도시생태학을 바탕으로 공간정보를 전공했으며 현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가위성정보활용지원센터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위성정보 활용이라는 말에 걸맞게 책의 주제가 다채롭다. 이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지만 인공위성으로 찍은 영상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여러 나라의 역사 기후환경 정치 등 인문학적 지식은 기본이고 과학적 지식에도 깊이가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아는 만큼 보인다고 느낄 수 있어.

책의 첫 부분에는 인공위성의 기본적인 원리를 알 수 있다. 해상도, 파장, 궤도 등 각종 영상을 보면서 배울 수 있어 이해하기 쉽다. 중후반은 활용사례를 깊게 다룬다. 그래서 인공위성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다른 과학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다.

꽤 흥미롭게 읽은 것은 플래닛 랩의 이야기였다. NASA 출신 3명의 엔지니어가 스마트폰으로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챔버 테스트와 로켓 테스트를 실시하여 극한의 환경에도 견디는 것을 확인하고, ‘플래닛 랩’ 인공위성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이다.

스마트폰 회사에서 제품을 굳이 우주 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은 아닐 것이다. 모두가 비용문제일 테니까. 최적의 시스템으로 개발한 결과 뜻하지 않게 고양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궤도에서 태양면과 그 반대면이 보통 +100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인공위성이 높은 이유에서 수m급의 크기, t 단위의 무게를 극한의 환경 테스트를 해야 하므로 큰 챔버가 필요하다. 또 무거운 만큼 발사체도 커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이미 극한 환경 테스트에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비용이 적게 드는 발사체를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막대한 하드웨어 개발비가 해결되면 소프트웨어로 차별화하면 분명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니 한국에서 우주 분야의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나라로부터의 지원이 적다고 하는 이유였던 것 같다. 이유야 어떻든 부정적인 분위기라면 꽤 경쟁자가 없는 블루 오션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에서 정지궤도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저궤도 위성 민간사업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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