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석원]

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마흔이 훌쩍 넘은 한 남자가 포르쉐를 운전하는 의사 김정희 씨와 소개팅을 통해 겪는 과정에서 그린 산문집입니다.

책의 내용을 보면 전형적인 산문집 형식이 아니라 독특한 구조의 형식입니다.소설보다 소설 같은 작가 자신이 주인공을 맡은 작가 이석원과 의사 김정희의 로맨스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시적인 따뜻함과 에세이 같은 진실함, 그리고 에피소드 같은 소설이 결합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 책이라는 말씀이신가요?

한마디로 연애를 표방한 중년의 성장소설 같기도 합니다. 소개팅 여자에게서 버림받거나 다시 헤매고 좌절을 거쳐 다시 새로운 사랑과 마지막에는 각혈의 이별로 새드엔딩까지 이 둘은 정렬되지 않은 삶의 연속입니다.책 속 소개팅 여의사 김정희씨가 실제로 이석원 작가의 로맨스 이야기 모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모든 사람의 공통 소재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연애 이야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 만하다.이석원 작가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 이런 표현을 남겼습니다. 포자처럼 둥둥 떠 있는 예기치 못한 곳에 떨어져 피는 것 누군가 물을 주면 이윽고 꽃이 되고 나무가 되어 그렇게 뿌리내리는 것

어떻게 제 마음속의 감정을 끌어낸 것처럼 아름답게 포장했을까요? 이석원 작가만의 독특한 언어의 가치라고 저는 평가하고 싶습니다.연애 시절 내 사랑의 감정이 포자처럼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꽃들의 외침에 멀리 날아가 버린 것처럼 나는 몇 년째 방황하고 누군가의 꽃에 이끌려 그렇게 뿌리박고 살고 있습니다.미국 팝아티스의 선구자 앤디 워홀이 이런 말을 했대요. ‘기대하지 않는 순간에 얻을 수 있는 거야.’

이석원 작가의 이 책도 그렇게 기대 없이 어느 날 에세이가 읽고 싶어서 무심코 꺼낸 책이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었습니다.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문장 하나하나의 시적인 표현에 반해 거짓 없는 서투른 과거의 삶에 반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작가의 솔직함에 제가 오히려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책 내용에서 자신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것, 33세에 이혼했다는 등 민감하고 치부를 드러내는 이야기도 작가는 개의치 않고 독자들에게 말하곤 합니다. 그리고 소개팅에서 만난 ‘누구나 여자’를 하루 만에 거절당하고 다시 만나 섹스 파트너가 되고 다시 그립고 진한 사랑 이야기까지도… “너무 아쉬워하지 마. 모든 것은 여전히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니까.

저 같으면 욕이라도 하고 끝냈을 텐데 역시 작가는 문학으로 얘기하네요.중년의 나이에 서로 아픈 상처를 가진 두 남녀가 엇갈린 인연의 고리를 이루지 못하고 결국 가슴 속에 지울 수 없는 그리움의 흔적만 남긴 채 어쩔 수 없는 사랑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떠나버린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아, 그 사람 내가 저래서 좋아했어” 사랑할 가치가 있던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따뜻한 남쪽 나라 통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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