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지배한다? 사고가

  • 이 글을 읽기 전에 저는 이제 막 대학교 1학년을 졸업한 일개 대학생 나브렌이고 저의 블로그는 그저 일기장에 불과하기 때문에 저의 생각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지적이고 깊이 있는 글을 쓸 목적이 아니므로 ‘얘는 이렇게 느꼈구나’ 정도로 읽어주세요:)

대학 입학 후 첫 대면 수업을 받았다. 과목명은 성찰과 소통을 위한 글쓰기로 필수 교양과목이다.교수님 말씀에 따르면 원래는 글쓰기 과목이 각 대학에서 필수였는데 비필수로 바뀌어 점차 쇠퇴해 가다가 서울대에서 2004년경 글쓰기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면서 많은 대학에서 뒤늦게 반영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대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켜서 보내달라고 했다던가 믿거나 말거나

하, 교교 교수님! 안녕하세요. 추운 아침부터 3시간 수업을 들으러 갔기 때문에 머리가 굳어버린 우리를 위해서 (사실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 약간의 빌드업을) 교수님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예를 들어 사고가 언어를 지배한다 vs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와 같은 유명한 논제에 대해서 말이다.사고가 언어를 지배한다. 또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어느 쪽이 옳을까.교수가 질문하자 학생 대부분이 생각이 언어를 지배한다가 옳다고 답했다. 이건 내 생각인데 교수님이 어떤 게 옳은가라고 해서 학생이 하나 선택했으니 아마 다들 속으로는 ‘둘 다 옳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해? 라고 물어보시면… 갑자기 도망친 인문학 강연에서 한 교수님이 같은 주제에 대해 짧게 말해 주셨던 기억이 있다. 오늘 수업에서도 그때도 공통적으로 사피아워프 가설(한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과 행동이 그 사람이 쓰는 언어의 문법적 체계와 관련이 있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를 먼저 설명해주셨다. 두 교수 모두 결론적으로는 같은 의견이었지만 한 분은 언어에, 다른 한 분은 사고에 초점을 맞추셨기 때문에 나는 오늘 들은 수업 내용을 중심으로 기억을 더듬어 정리하려고 한다.

‘생각이 언어를 지배한다’가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얻어서인지 교수님은 우리에게 언어가 사고를 지배했던 사례에 대해 몇 가지를 설명해 주셨다. 제일 먼저… 무지개 색깔교수님의 두 번째 질문은 무지개 색깔이 몇 가지입니까? 였다.몇몇 학생들은 7개라고 대답하기도 했지만 사실 다른 분들도 조금만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면 무지개는 물방울이 프리즘과 같은 작용을 하여 분산되어 나타나려고 하기 때문에 색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개수를 정확히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교수님께서 인문계 학생들이 잘 모를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고1 통합과학 과정에 있어서 아마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면 알 수 있을 거야.

고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찍은 사진이 있어서 첨부해봤어 선생님이 휴대폰을 나눠주고 직접 찍어보라고 하셨다. 굿티처 왜 갑자기 무지개 얘기를 하는지그것은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 하나의 예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무지개를 그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선생님에게 무지개를 그릴 때 7칸을 나누어 그려야 한다면 색을 처음부터 칠하게 되면 무지개가 살이 쪄서 예뻐지지 않거나 마지막 색을 칠하지 못한다고 혼났던 기억이 있다. 헤헷 기억 속의 본인은 무지개를 일곱 가지 색,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남색으로 곱게 칠했을 게 분명하다. 교수님이 하신 말씀은 바로 그것이다.실제로는 수많은 색이 있지만 우리가 학습한 무지개 색깔은 7개 7개라는 숫자(언어)에 의해 우리의 사고가 지배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7이라는 숫자를 정답이라고 외치는 것이다.

말씀에 일리가 있네요.그 다음 예인 ‘별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오리온자리, 북두칠성, 카시오페아자리 등. 별자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은 금방 떠오르겠지만 별자리를 잘 모르는 사람은 혼자 기억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 별자리는 인간이 이름을 짓고, 이야기를 만들고,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닐까? 별은 옛날부터 거기에 있었을 뿐인데…

자, 여기서 이쯤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내 의견을 쓰고 싶지만.. 뭐, 내가 옳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언어학적 관점에서(또는 다른 관점에서도 마찬가지) 이 논제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고, 아직 옳고 그름이 결정되지 않은 이론이기 때문에 내가 어느 쪽이 옳다! 또는 그런 것 같다!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또 이 글을 쓰면서도 내 입장을 정리할 수가 없다. 언어결정론과 사회결정론에 대한 토론도 사람들의 의견을 듣다보면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생각이 쏠린다.그러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것에 더 마음이 간다. ◆우리는 언행을 조심하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 사람이 쓰는 언어가 곧 그 사람이랄까.. 그만큼 언어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 언어가 없다면? 하는 상상을 해보자.. 눈앞에 보이는 하늘, 잔디 등이 어떻다고도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 것!! 다시 말해 언어가 만든 편견에 휘둘리지 않도록 새로운 언어를 학습하고, 항상 언어에서 깨어난 태도를 취해 사고력을 기르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예전에는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글도 잘 안쓰인다. 가장 좋은 문장은 독자들이 쉽게 흡수할 수 있는 문장이라고 배웠는데, 이제는 사회가 요구하는 바가 달라져서 내 어리석은 머리가 드디어 드러나는 기분이다.오늘 교양 첫 수업을 듣고 강의가 너무 재미있어서 글을 써봤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많이 느껴진다.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열심히 수강해서 작문훈련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

그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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