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는 중년남녀의 심리 [썸랩 리포트] “둘을 동시에 사랑하니?”

나이 남녀가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바람을 많이 피운다고 합니다. 2016년 리서치 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기혼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40~50대의 불륜 경험률이 가장 높습니다. 40대 남성의 52%, 50대 남성의 37%가 불륜을 경험했다고 하네요. 여성은 40대와 50대 모두에서 11%의 불륜 경험률을 보였고 이는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샘랩 보고서에서는 바람을 경험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남녀가 각각 어떤 이유로 바람을 피우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논문 ‘중년 남성의 혼외관계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김수안)’, ‘한국 중년 여성의 혼외관계 경험 과정 연구(최후남)’를 참고하였습니다.

출처 : JTBC <부부의 세계> <뜬금자 이유 1. 아내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바람피는 남자는 아내에게 존중받지 못할 때 혼외관계에 대한 욕구가 생긴다고 했어요. 아내에게 어머니처럼 헌신적인 역할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 갈등을 빚게 된답니다. 전통적인 결혼관에 비해 남녀 평등의 의식, 여권 신장 등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원인입니다.

첫 번째 가족행사에서 아내가 너무 당황해서 뛰쳐나갔어요. 이 장면을 본 어머니가 화를 많이 내셨어요. 당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아내가 끝내 사과하지 않아서 분가해서 나갔어요. 내가 이렇게 못하는 여자를 만났나 하는 생각에 후회스러웠어요.(남53세)

저를 무시하는 아내와 장모님의 태도를 견딜 수 없었습니다. 아내는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저는 고졸입니다. 성실하고 자신을 존경하는 모습으로 결혼을 결심했지만 점점 본색이 드러났어요. 제 월급을 무시하는가 하면, 상사처럼 가르치는 투로 저를 꾸짖었어요.(남,43세)

출처 : JTBC <부부의 세계> <뜬 기자의 이유 2. 바람을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로 생각하다>

과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성장한 중년 남성은 주변 어른들의 혼외 관계를 자연스럽게 보고 자랐습니다. 그들에게 바람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어요. 또 갈수록 외도에 적극적인 여성이 늘어나면서 중년 남성에게는 죄책감을 덜 수 있게 됐다.

바람 피우고 싶어서 시작한 건 아니에요. 당시 회사 팀장과 부서장들이 애인이 있어서 가끔 짝을 지어 술을 마시며 놀았습니다. 그때 만났던 한 여자와 자연스럽게 사귀고 2년 정도 사귀었어요. 마침 아내와 주말부부를 하고 있을 때였어요. 부부관계에는 문제가 없습니다.(남44세)

요즘 많이 어려워해요. 저보다 상대 여성이 더 적극적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나이 직업 상관없이 마음만 맞으면 만날 수 있어요. 남자 못지 않은 여자도 조폭을 즐길 줄 알아요.(남·56세)

출처 : JTBC ‘부부의 세계’ <뜬금녀 이유 1. 결혼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가 무너졌다>

그렇다면 중년여자들은 어떤 이유로 바람을 피우는 걸까요? 그들은 결혼에 대해 가진 지나친 환상이 깨진 것을 바람기의 이유로 내세웠어요. 내가 처한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어이없이 결혼을 선택했다가 결혼으로 또 다른 좌절감을 맛본 거죠. 그들은 채우지 못한 공허감을 바람을 통해 채우고자 했습니다.

우리 집은 어려서부터 정말 콩가루 집이었어요. 알코올의존증인 아버지와 집을 나간 어머니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서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왔어요. 결혼만 하면 그 모든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건 제 착각에 불과했어요. 세 번 만나서 결혼한 늙은 남편은 대화를 전혀 못했어요. 성관계도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남편을 떠나 새로운 남자를 만나니 비로소 설렘을 느꼈어요.(여54세)

출처 : JTBC ‘부부의 세계’ ‘바람둥이 이유 2. 남편 의지 못해’

중년 여성은 남편에게 의지하지 못하고 점점 더 화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남편에게 혼쭐이 나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혼자 떠안거나 하는 등 점점 지쳐갔습니다. 그들은 남편 대신 의지할 만한 남자와 바람을 택했어요.

남편은 늘 대접받으려고 나를 머슴처럼 부려왔어요. 제가 아내인지 가정부인지 모르더라구요. 남편에게서 벗어나 누군가 저를 진심으로 대해줬으면 했어요. 다른 남자를 만나니 다시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생긴 것 같아요.(50세, 여)

IMF 시절 남편은 큰 사업을 하다 망했어요. 저는 갑자기 가정을 짊어져야 하는 신세가 되었어요. 혼자 남편과 아이들한테 벌어서 먹이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때 일하던 식당 사장님과 늦게까지 같이 일해서 눈이 마주쳤어요. 제 마음을 헤아리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주는 그가 믿음직스럽습니다.(여59세)

출처 : JTBC<부부의 세계><뜬기남 공통원인. 성장과정의 어려움>

바람을 피우는 중년 남녀는 대부분 자라면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습니다. 가정폭력을당하거나부모와멀리떨어져사는경우가많았다고합니다. 심리적으로 치유될 수 없는 사람들의 상처가 혼외관계에 영향을 미쳤어요.

어렸을 때 아버지는 어머니를 자주 때리셨지만 저는 그걸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저부터 살아야 했으니까요. 제가 중1이 되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전혀 슬프지 않고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남57세)

어려서부터 일하면서 혼자 다른 지역에서 생활해 왔어요. 부모 형제와 떨어져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꼈어요. 아플 때 의지할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요. 매일 눈물이 나서 슬펐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섭섭해요.(여44세) 본문 사진은 내용과 관계없습니다.

글 : 최현경 인턴 에디터 감수 : 샘랩 임정환 에디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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