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소마 (감독판) [영화 리뷰]

감독 : 앨리 에스터

유전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아리에스터 감독의 아이 머리를 찢는 끔찍한 장명이 등장하면서도 서서히 스며드는 공포의 표현 방식을 좋아해 영화를 즐겨 봤다. 특히 사이비 종교의 전파자인 여성이 여성 주인공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나 유전적으로 파멸을 향한 가족의 불행에 현실성을 불어넣어 주었다.

미드소마도 머리를 깨거나 산 채로 불태워 죽이는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지만 점점 다가오는 공포라는 점에서 이전 작품과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었다. 특히 영화의 배경은 실낙원 같은 스웨덴 종교공동체인데, 푸른 초원과 목가적인 공동체 생활은 스릴러 장르와는 다른 질감을 보여줌으로써 마음놓고 들어서는 사람을 공포의 장으로 서서히 끌어들이게 된다.

미드 소마가 스펠링이 Mid Sommar로 단어 구성은 여름의 한가운데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의 배경도 스웨덴으로 떠난 인류학과 학생들이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여름축제에 휘말리면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니 제목이 주는 미스터리감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플롯의 호스텔 시리즈 등의 공포영화를 보면 사람들이 오지로 가고, 거기에서 끌려가 죽임을 당하거나 탈출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해당 지역으로의 여행은 싫어지지만, 이 영화의 배경은 ‘살인’만 이룩하지 못하면 이상적인 여행지로 표현되어 있다. 도착하는 즉시 환각물질을 흡입하고 친절하며 지역축제를 즐길 수도 있다. 단, 외부인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살해된다. 그러나 이것도 내부 주민도 추첨에서 죽으니 불공평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의 서사는 여주인공의 상실과 여행 과정의 고난 극복으로 인한 대체물을 획득했다고 본다. 멀리는 오디세우스, 가깝게는 영화 1917에서 보듯 여행이라는 고난은 사람을 그 사람이 있어야 할 곳을 되찾아 주는 과정 같다. 이 영화에서는 가족의 자살로 근본적인 상실을 겪은 여주인공이 자신의 과거 인물, 특히 남자친구를 희생양으로 선택하는 것에서 탈피해 새 가족을 얻는 재획득, 재탄생 과정을 거친다.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여자가 웃는것은 정말로 기쁨의 표현이라고 말할수 있다고 생각해 이런 과정을 흥미롭게 만드는 장치가 인신공양이나 그룹섹스 등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감독의 작품은 많지는 않았지만, 사람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충격적인 내러티브로 보여주는 감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미드소마에서는 매우 아이러니컬한 배경과 혼합하면서 새로운 공포물을 제시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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