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볼 수 있는 HBO 드라마가 웨이브와 만났다. 웨이브는 HBO의 브랜드 드라마를 공개하며 그 콘텐츠의 질 향상을 보이고 있다.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웨스트월드> 등 미드팬이라면 누구나 보고 싶은 작품들이 속속 개봉 중이다. 트루 디텍티브는 추리물의 전설로 불리는 미드로 그 섬세함과 기존 크리셰를 뛰어넘는 구성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총 3시즌이 등장한 이 시리즈의 시즌1을 소개한다.
이미지 출처 : 웨이브 HBO 미드 <트루 디텍티브 시즌 1>
방영일 : 미국 HBO(2014.01.12~2014.03.09)회차 : 총 8회차(전회 웨이브로 업데이트) 장르 : 범죄추리극 주연 : 우디 해롤슨, 매튜 매커너히 랭크 : 청소년 관람 불가
1995년 발생한 괴상한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두 형사가 17년 뒤 다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우디 해롤슨과 매튜 매커너히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특히 매튜 매카나히가 보여준 분위기는 이후 시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BO의 레전드 하드보일드 수사극 트루 디텍티브 시즌1은 웨이브로 볼 수 있다.
배우 / 등장인물 소개
2012년의 마티
1995년 마티… 참고로 배우는 원래 대머리여서 연기할 때는 가발을 쓴다.
우디 해럴슨 / 마틴 에릭 하트 역
강렬한 대머리에 때로는 씩씩하고 때로는 유쾌한 매력을 지닌 우디 해럴슨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모이는 할리우드에서도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로 꼽힌다. <내추럴 본 킬러>, <래리 플린트> 등 다소 질감이 거친 작품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그는 주연 여배우를 막론하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놈2에서 빌런 카네지 역을 맡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다.
우디 해럴슨이 연기하는 마틴은 수사 능력은 다소 떨어져도 처량한 성격으로 경찰서 내에서 사랑받는 존재다. 그 좋은 성격 때문인지 문제가 많은 마지막 파트너가 되지만, 그의 뛰어난 수사 능력을 믿고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아름답고 영리한 부인에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는데 수사로 받는 스트레스를 외도로 푸는 모습을 보인다.
2012년 러스티
1998년의 러스티
매튜 마카나히 / 라스틴 스펜서 역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미남배우 폴 뉴먼을 닮은 섹시하고 잘생긴 외모는 물론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매튜 매카나히는 그 인기로 극장 개봉에 실패한 자신의 데뷔작 텍사스 전기톱 학살4의 극장 개봉을 이끌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주로 출연해 왔으나 40대에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골라 진가를 보여줬다. 특히 <트루 디텍티브>는 매튜 매카나히가 역대급 연기를 펼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튜 마카나히가 연기한 라스트는 사회성은 제로지만 수사관이 갖춰야 할 모든 자질을 S급에 갖춘 인물이다. 다소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그는 파트너 마틴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두 살배기 딸을 잃은 슬픔에 젖은 정서가 극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웨이브를 클릭하면 ‘트루디텍티브 시즌1’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작품 소개
외부에서 자기를 바라보는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 라스티…
몸에 새겨진 신기한 문양과 사슴뿔이 오컬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마틴의 아이들과 아이컨택 후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러스티… 그런데 러스티를 집에 초대하는 데 3개월 걸렸다고 해서 힘들었다. 말하는 마티, 당신의 친화력이란 1995년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머리에 사슴뿔을 두른 여자의 시체가 큰 나무 아래서 발견된다. 마치 기도하는 듯한 시체의 모습과 의문의 문양에서 수사는 종교적 의미를 지닌 사람들에 의한 사건임을 짐작케 한다. 당시 이 도라랑 사건을 담당했던 두 형사 마티와 라스트를 경찰이 2012년 만나 인터뷰와 비슷한 질문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시 그들이 해결한 (그리고 해결하지 못한) 사건 같은 범죄가 2012년에 다시 일어났기 때문이다.
범죄전담반에 소속돼 있던 마틴과 라스트는 나무 표지와 사슴뿔의 해괴한 도나란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두 사람은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 사건 이전에 마리 폰타노라는 여자 아이가 실종됐다는 사건을 접하고 당시 아이가 숲에서 본 낯선 사람의 몽타주인 스파게티 괴물과 당시 머물렀던 집에 새겨진 유사한 나무 표지를 토대로 두 사건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직감한다.
지역 유명 인사 터틀가 목사는 사건이 종교 증오범죄라는 점을 언급하며 경찰서를 찾고 이에 동조한 주지사들에 의해 특수수사반이 꾸려진다. 이에 마틴과 라스트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며 시간을 요청한다. 수사 끝에 두 사람은 또 다른 실종자인 리언의 남자친구 레지 루두가 도나 랑의 남편 찰리 랑과 어떤 감옥에 있었다는 점과 레지 드루가 종교 의식에 관한 우스운 말을 내뱉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지르두의 은신처를 알아낸 두 사람은 총격전 끝에 그를 잡는 데 성공한다. 마틴은 납치된 아이들을 보자 분노해 레지를 쏘아 죽이고, 도망가던 일행은 자신들이 설치한 부비트랩에 목숨을 잃는다. 두 사람은 당시 상부에 자신들이 유리하게 진술하고 그렇게 해서 범인을 잡는 것으로 사건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7년의 시간이 흐른 2002년, 한 범죄자를 심문한 라스트는 레지르두가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작품은 전반적으로 쇠퇴한 도시 루이지애나 남부를 묘사한다
다소 충격을 받은 천막교회 장면들… 살기 어려운 지역일수록 봉사와 사랑을 주는 종교에 심취해 이들은 군중을 착취하는 모습을 보인다.
호평을 받았던 원테이크 액션 신… 구성은 물론 장르적 매력을 주기 위한 시도도 너무 좋았다
주로 셔츠에 정장 차림이라서 그런지 눈에 들어온 티셔츠 차림… 우디 해럴슨 티셔츠 뭔가 귀엽다
한때 남초코뮌에서 이 작품이 난리가 난 이유… 다도달이를 보려고 했는데 드라마에 반하겠지
작품은 배경, 구성, 캐릭터의 삼박자를 통해 우울하고 황량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 특유의 멜랑콜리한 분위기는 이후 <트루 디텍티브> 시리즈의 상징이 된다. 우선 배경이 되는 루이지애나는 1990년대 중반부터 남부 지역이 몰락했는데 이런 몰락의 상징이 잘 드러난다. 해안, 늪지대, 버려진 건물과 낡은 공장지대 등이 그렇다. 버려진 지역이 많아 치안 유지가 원활하지 못해 빈곤에 시달리는 지역 주민들은 범죄 노출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터틀 가문은 자선사업을 명목으로 온갖 소문에 휘말린 부정한 종교세력을 보여주고, 이런 종교와 결탁한 공권력의 부패도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참고로 이 지역은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아이티인들이 많이 이주했지만 그들의 토착종교인 부두교가 기괴한 사건의 소재 중 하나로 활용된다는 점은 배경에서 사건을 구성하는 탁월한 선택을 보여준다.
구성에서 1995년과 2012년을 번갈아 보여주며, 특히 2012년에 노년이 된 두 형사가 과거를 회상하는 구성은 후회로 점철된 기억을 회상하며 극중에 감정을 불어넣는다. 마틴은 형사에서 은퇴한 뒤 사설 경호업체에서 일하다 사라진 라스트는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 2002년 이후 서로 만난 적이 없는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경찰을 만나 2012년 사건 조사에 필요한 1995년 사건의 기억을 이야기한다.
이때의 특징은 라스트에는 당시의 사건을, 마틴에게는 당시의 라스트에 대한 기억을 묻는다는 점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2012년 발생한 사건 현장 부근에 나타난 라스트를 경찰이 진범으로 의심하고 이에 대한 근거를 찾기 위해 마틴을 찾은 것이다. 동시에 마지막 순간에 만나 그의 진술에 빈틈을 확보하기 위해 두 사람을 찾는다. 내면을 파고들면 이 구성은 극의 핵심인 라스트라는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선택이다.
사라진 아이들을 구해낸 두 명…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어
마틴의 전처까지 불러 라스트의 단서를 얻으려는 경찰들 극중 미모에 영리함까지 겸비한 부인인데 바람을 피워 이혼을 당하다니.
자신의 아내가 라스트와 관계를 맺은 것을 알고 바로 돌진하는 마티…
마티와 싸운 후 수사를 그만둔 라스트… 어쩌면 폭력은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때렸는지도 모른다=라스트는 모든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수사관이지만 사회성은 부족하다. 인생을 통관한 사람처럼 내뱉는 말은 염세주의 끝에 남들과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불쾌한 분위기를 풍긴다.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고 두툼한 노트를 들고 다니며 수사에만 매진하는 그는 좋게 말하면 특이하고 나쁘게 말하면 불쾌한 존재다. 그의 파트너가 마틴이 된 것은 라스트를 상대로 감정적이지 않을 만큼 슬픈 면이 있기 때문이다.
라스트는 시니컬한 사람이 그렇듯 문란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파트너였던, 그리고 가장 인간적인 교감을 나눈 마틴의 시각을 통해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틴은 라스트를 집으로 초대하고 이때 라스트는 처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다. 술에 취해 온 그는 자신의 딸의 죽음에 대해 말하며 내면을 드러낸다. 라스트는 딸이 죽은 뒤 마약반에 들어가 4년간 잠복근무를 한다.
이때 마약을 접한 라스트는 딸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잊기 위해 강한 자극을 원했는지, 이때의 마약 때문에 어떤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는 외모로 완벽한 인간이 됐는지, 다양한 생각을 갖게 하는 미스터리로 호기심과 동정을 유발하는 캐릭터의 면모를 가진다. 그의 이 우울한 정서는 극 전체를 통해 분위기 조성에 큰 기여를 한다.(이때 매튜의 연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브레이킹배드 마지막 시즌에 에미상을 받은 브라이언 클랜스턴은 수상소감에서 나라도 매튜에게 투표했을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이런 마지막을 바라보는 마틴의 캐릭터 역시 우울한 정서를 지니고 있다. 그는 뛰어난 실력 없이 직장에서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또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가정에서 풀지 않기 위해 바람을 피운다. 남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 어두운 이면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마틴 때문에 마지막 어둠을 이해하고 그를 회상하는 2012년부터 다시 만나 사건을 해결하자는 바람을 가진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캐릭터 면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라스트가 마틴에게 보여준 우정이다. 이 작품에 대한 의견 중 염세주의적인 모습을 보여 온 라스트가 2012년 마틴과 다시 만난 뒤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의견이 있다. 다시 만난 마틴에게 이런 모습을 라스트가 보여주는 이유는 과거 라스트가 마틴과 유대관계를 맺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진범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라스트는 이후 경찰서에서 만류했는데도 독단적으로 수사를 진행한다.
지금까지 자료를 모으면서 여전히 사건에 매진하고 있던 라스트
정말 오컬트 분위기가 나고 섬뜩한 작품이다
두 브로맨스도 작품을 보는 요소 중 하나다
하늘은 어둠이 훨씬 많아 보이지만 빛이 낫다는 말은 희망을 전한다
그런 그가 수사를 포기한 것은 마틴과의 다툼 이후다. 마틴의 바람기를 알게 된 아내는 라스트와 한 번 관계를 맺었다. 이 장면은 둘 다 원치 않는 충동적인 실수로 이뤄진 것으로 묘사된다. 자신이 지키려던 가정에 라스트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안 마틴은 주먹을 날린다. 이 사건 이후 라스트는 수사를 포기한다. 유일하게 자신이 마음을 열었던 마틴과의 관계에 금이 가는 바람에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하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런 마지막 감정적 변화는 결말부 대사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알래스카에 있을 때 매일 밤하늘을 보며 어둠과 빛의 싸움으로 어둠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빛이 더 낫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추리극의 관점에서 보면 세상에 어둠이 많아도 결국 빛이라는 정의가 이긴다는 의미를, 캐릭터를 중심으로 보면 딸의 죽음으로 인해 짙어진 내면의 어둠이 마틴 등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결국 빛으로 변한다는 희망이다.
<트루 디텍티브> 시리즈는 어두운 사건과 캐릭터 개개인의 내적인 스토리를 통해 그 깊이를 더해준다. 그러면서 추리와 스릴이라는 장르적 매력을 잃지 않는다. 이 작품은 미드 추리극의 레전드라고 할 만큼 분위기를 내는 방법과 흥미로운 스토리를 완성도 높게 그려내는 구성, 한 시즌인 만큼 우디 해롤슨과 매튜 매커너히라는 두 정상의 배우를 기용해 뛰어난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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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wavve 리뷰단 활동의 일환으로 “웨이브(wavve)”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