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죽음의 찬미 정동화/최수진/정민cast

한동안 연애도 안 하고 연극, 뮤지컬에 푹 빠졌어요. 그때 회사가 강남구청역에 있었는데 일주일에 3일은 퇴근해서 대학로로 직행했던 것 같아요. 당연히 주말에도 보러 가고요. 하루에 두 편씩이나 보곤 했던 애 연뮤덕이었는데 그렇게 많이 본 것 치고는 본 공연 수가 많지 않았던 게 저는 마음에 드는 공연은 몇 번이고 또 봤거든요.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이 있어서 뮤지컬 ‘죽음의 찬미’입니다. 2015년에 처음 공연을 봤는데 지금까지 16번 관람했죠(물론 이 정도로 회전문을 돌았다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덕을 잘 아는 제작사이기 때문에 매번 포토카드를 증정하고 더 빠져버리는 처음에는 다른 연극을 보러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마침 옆관에서 공연하는 스승의 찬미를 현매로 보게 된 것이 이 공연을 사랑하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를 알게 된 것도 이 공연이었어요. 정말 아무 정보도 없이 갔는데… 그때는 현매로 공연 전에 표를 사도 앞에서 네 번째 줄에 앉을 수 있었거든요? 지금은 굉장히 인기극이 되어서 티켓팅이 힘들어졌지만요. 아무튼 올해는 뮤지컬사 찬양 10주년 기념으로 7월부터 10월까지 오래 공연을 했습니다. 결혼 후 경기도 광주로 이사오면서 자연스럽게 대학로가 멀어지면서 영뮤와도 멀어졌지만 티켓팅 오픈 소식을 보니 다시 들끓는 덕후 마음…! 마침 백수라서 시간도 많이 있을 것 같아 원하는 캐스팅 날짜를 골라 티켓팅에 성공했습니다. 사실 저는 실패해서 (인터파크를 눌렀는데 대기자 5만 명이라고 해서) 박 남편이 성공해서 겨우 다녀왔어요. 한때 김준수 뮤지컬 2연석도 성공했던 해인데… 벌써 손이 녹슨 것 같아요.(´;ω; ))

옛날에는 일렬로 앉아서 배우 침도 맞고 그랬었지.원래 티켓이 위에 그림이었는데 이번에는 10주년이라 바뀌었네요 보러 갈 때는 대명에서 했는데 이번에는 TM… 지금은 굉장히 인기있는 극인데 소극장 말고 좀 더 큰 곳에서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티켓팅도 더 편해지지 않을까?

뮤지컬사의 찬미는 실존 인물이었던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그의 연인 김우진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가상의 스토리입니다. 한국 최초의 대중가요 ‘죽음의 찬미’는 윤심덕의 유작입니다. 윤심덕과 김우진은 일본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고 조선으로 돌아오는 길 관부 연락선에 탑승한 후 CCC에 몸을 던졌습니다. 목격자도 없고 시체도 발견되지 않았던 그 두 사람의 이야기를 윤심덕과 김우진의 곁에는 누군가 하나, ‘남자’가 있었다는 가정으로 풀어갑니다. 3인극에서 그리 넓지 않은 무대에서 2시간 동안 과거와 현재를 넘나듭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할 때마다 무대 왼쪽에 자막이 나오기 때문에 처음 볼 때는 그쪽도 유심히 보는 것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나는 처음 본 날 자막을 놓쳐서 이해하지 못했다는 ㅋㅋ 아 그리고 드라마사의 찬미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뮤지컬사 찬양에는 폭력, 가스라이팅에 관한 내용이 나오니 그 내용에 트리거가 있으신 분은 관람을 삼가시기 바랍니다.

무대 왼쪽, 창문 옆에 세로로 자막이 나옵니다.원래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이날은 커튼콜 촬영이 허용된 날이라 커튼콜 때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공연 시작 전에는 촬영 불가). 현재 대학로 TOP1관(지하)에서 공연 중인데 단차가 너무 높아서 시야방해가 없는 대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에게는 좀 무서웠어요. 그리고 허리 디스크 때문에 허리가 아플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허리는 괜찮고 엉덩이가 아파서 죽을 뻔했어요. 뒷자리에 방해가 되니까 방석을 들고 앉을 수도 없고…(웃음) 뮤지컬사의 찬미는 인터미션 없이 2시간 내내 이어지며 한번 퇴장하면 재입장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에 아무 생각 없이 공연 전에 아메리카노 마시고 2시간 참아서 미칠 뻔했던… 그 이후로 무조건 공연 전에는 물도 안 마시는 습관이 생겼어요.

제가 본 날 캐스팅은 정동화/최수진/정민 배우였는데요. 우연히 티켓 앨범을 확인해보니 처음 본 캐스팅과 그대로 일치하더군요.배우 최수진 씨는 소녀시대 수영 씨로도 유명한데 목소리가 정말 약간 작고 너무 예뻐요. 거기에 ‘죽음의 찬미’ 넘버를 부를 때 제 취향에 가장 맞고 제일 좋아하는 심덕이에요. 정동화 배우는 일단 잘생겼고 몸을 너무 잘 쓰는데다가 어떤 연기든 다 잘하고 무엇보다 개화기 지식인st가 너무 잘 어울려서 좋아요. 마지막으로 남자 역의 정민 배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입니다. 일단 키가 엄청 크고 다리가 엄청 긴데다가 어깨가 엄청 넓어서 정장이 딱 맞아요. 쓰리피스에 미디기장 털까지 챙겨입는데 오….얼굴도 제 취향이에요.무엇보다 남다른 존재인 남자를 공포+어른 섹시하다고 표현해서 정말… 보고 있으면 극이 긴장감을 엄청 더해줍니다. 제가 지금까지 각 캐스팅을 4명 정도의 다른 배우들로 다양한 조합으로 봤는데 당연히 다들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서 좋았지만 제 취향은 정동화 혹은 김경수, 우진, 최수진, 심덕, 정민남이었습니다. 김경수, 우진이와 정민 사내 조합으로 보면 둘의 신경전도 너무 재밌어요.(웃음) 정민 배우는 제목이 그루미데이였던 초연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 시즌 사내 역을 맡았어요.

아쉽게도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세 배우가 모두 정면을 본 사진을 찍지 못했어요.오랜만에 본 뮤지컬이었지만 워낙 좋아하는 공연이어서 너무 행복했고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학로 풍경도 좋았습니다. 암전된 공연장 안에서 오로지 무대와 배우들에게 집중하는 그 시간의 매력이란… 캐스팅이 바뀔 때마다 배우별로 조금씩 달라지는 디테일을 찾아내는 것도 너무 좋고요. 결말 부분도 배우마다 그날 공연에 따라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뮤지컬사의 찬미는 넘버가 하나같이 다 좋아요. 몰입도를 높이는 데 훌륭한 역할을 합니다.

좀 파멸극(?)이긴 하지만…그래도 밝고 귀여운 장면도 있고, 보다보면 숨쉬는 것도 잊고 집중하게 되는 공연입니다. 인외의 존재라는 것은 언제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성인 윤심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점도 너무 좋아요. 김우진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좋아하기는 좀 힘들지만 나름대로 힘들었을 그의 삶에 연민은 좀 갖게 되네요.(조선에 억지로 결혼한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일본에 와서 애인을 만들고 다시 윤심덕과 사랑에 빠진다).지난번 전석 매진이라 오랜만에 공연을 보니 또 보고 싶어 홀린 듯 예매 대기를 걸었는데 입금을 깜빡하고 놓쳐버렸네요. 너무 슬펐지만 다행히 9/5에 3차 티켓팅 오픈이 남아있습니다. 저는 다시 보러 다녀올 예정입니다. 2시간 내내 휘몰아치는 긴장감과 매운맛 파멸극이 궁금하다면 티켓팅에 도전해보세요! 제발 이번에도 제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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