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가씨 원작의 반뿐인 결말의 그림

6월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를 보기 위해 4월부터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읽기 시작했습니다.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라 기대치가 높았지만 원작의 800페이지가 넘는 분량과 두께로 고민하다가도 결국 읽게 됐습니다.

영화 개봉 전 원작을 먼저 읽어보니 영화에서 어느 부분까지 그려낼지 궁금했는데 박찬욱 감독은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원작을 우리 방식대로 자연스럽게 변화시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었습니다.개봉 직후라 사람들이 많았지만 조퇴를 해서라도 보고 후회하지 않았던 영화입니다.박찬욱 감독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쓴 주제를 다루는 스타일로 시대 배경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하지만 스토리 면에서는 원작에 발을 들인 것 같은 느낌이라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아가씨에서는, 제1부는 하녀의 시점에서, 제2부는 아가씨의 시점에서 전개되었고, 제3부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듯한 느낌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원작의 핑거스미스와는 2부 중반까지는 비슷하지만 3부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 원작을 보신 분들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출생의 비밀 등 원작 이야기의 절반 정도만 가져온 것 같습니다.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습니다만, 원작 or 영국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차이에 대해 느낌이 갈릴 수도 있습니다.영화 ‘아가씨’는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부잣집 아가씨, 히데코를 꾀어 재산을 챙긴 뒤 정신병원에 가두려는 백작의 계획에 가담한 하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처음 부분에서는 장물아비의 손에 자란 숙희가 순진한 아가씨 히데코가 백작에게 빠져들도록 도와주고, 한편으로는 자신이 아가씨를 모성본능으로 느끼고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모습

이 그려집니다.비운의 남자는 재산뿐만 아니라 히데코까지 원하지만, 아가씨는 백작과 거래하여 자신과 백작의 자유를 지키게 됩니다.그 후 2부에서는 1부 순진한 아가씨의 이면이 밝혀지는데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고 후견인인 삼촌의 보호 아래 자란 히데코(秀子)는 심한 성향의 노인에게 희생되었습니다.

조선인 출신이지만 뼛속까지 일본인이 되기를 갈망하여 돈으로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여 귀화하고 일본인의 이름을 딴 코우스키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처조카 히데코와 결혼하려고 합니다.어린 시절 이모 집에서는 낭독 연습을 명목으로 외설 서적을 읽어야 했던 히데코는 경매를 위해 여러 신사 앞에서 외설적인 책을 낭독하고 나무 인형과 성적인 포즈를 취하게 됩니다.이 장면을 보면서 제가 폭소할 뻔했지만 순진한 히데코에게는 자신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사랑이었고, 어릴 때부터 훈육으로 인해 남성에 대한 불신이 생긴 히데코는 자신을 돌봐주는 숙희에게 푹 빠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이런 사랑의 고리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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